많은 기대와 설렘으로 출발했던 내일로 여행 !
몇가지 사진들만 포스팅 했었지만 점차 제 머릿속의 지우개가 발동하기 전에 포스팅 해놓고싶다. 사실, 여행다녀왔어요~ 하면서 여기서 찰칵, 저기서 찰칵~ 낯간지럽게 별거 아닌걸 구구절절 자랑도 아니고 뭔가 오그라들어서 별로지만 손으로 쓰기도 귀찮고 다른 분들의 이런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 나 역시 여행의 팁을 참 많이 얻었기에 지나가다 보면서 여행정보도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런 곳은 좋았다, 이런 곳은 나빴다, 이런 의견은 철저히 나의 사견이고 무엇보다 다들 느끼는 부분이 다를 수 있으니 너무 염두에 두시지 말 것. 그리고 솔직히 이번 여행은 나에게 전환점이기도 했고 기분 전환이기도 했으니 고생했던 기억마저 다 추억이라 나쁘다고 쓸만한 것이 별로 없다.
중요한 사실은, 내일로는 결국 고생하러 떠나는 여행 아닌가?
제일 인상 깊었던 곳은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여행 막바지에 갔던 여수, 그리고 지금 포스팅 할 묵호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여수에 갔을 때는 카메라 메모리가 모자라는 사태와 다 귀찮은 여행 막바지 막장 멘탈로 인해 눈에만 가득 담고 왔다. 산과 바다를 함께 끼고 동백나무를 가로수로 잎 마다 찰랑거리는 햇살과 바다 내음이 가득한 구불구불 시골 도로들과 기름진 전남의 겨울모습이 너무 아름다웠지만 여수 향일암 일출 사진 몇장만 찍고. 하긴 향일암 아직도 보수 공사가 한창이라 사진 찍을만한 상황도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절에서 찰칵 거리기가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하여. 하지만 그 곳의 아름다움은 눈으로 가서 확인해봐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다 위에 둥둥 떠있는 암자.
묵호에서는 내일로 3일차에 도착했다. 1월 11일 . 춘천 청소년 여행의 집에서 첫날밤 묶고, 둘째날 밤은 강릉 게스트 하우스에 묶은 뒤 세번째 도착한 도시였다. 무척이나 추우리라 생각했던 우리의 내일로가 예상밖으로 우리가 찾아가는 도시마다 그 때 마침 따뜻한 기적을 선사하시어 강원도를 갔지만 눈은 구경도 못하고 오히려 몸 편히 춥지 않게 다녀왔는데 이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적한 시골 동네의 묵호역, 이 곳에는 1000원 혹은 1500원으로 이용가능한 물품보관함이 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서 천곡 동굴을 가기로 마음 먹었다. 둘다 유치한 관광지 쫓아다니는 여행은 지양했지만, 시간도 남고 어떤 사람 포스팅에서 예상외로 괜찮다는 이야기를 보기도 했기 때문에.
무슨 버스 탔더라? 하 기억이 안나.. . . . . <역무원 아저씨께 물어보아요.> 사실 나와 친구 둘다 사진찍는 습관은 별로 없어서 맛있는 음식도 다먹고서야 아 맞다! 사진찍을껄.. 이런 일이 비일비재, 아, 사진기 귀찮아 그냥 이따가 찍자. 이래놓고 잊어버린 일도 비일비재. 그래서 그닥 여행의 치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여자 두명이 여행가면 대단히 치밀할 것 같지만 그 것도 ... 숙소만 철저히 잡아뒀고 (둘 다 잠은 제대로 자야 되는 애들이라) 나머지는 구름따라 길따라~
여차 저차 천곡동굴에 도착했다. 내일러라면 500원 할인 가능한 천곡동굴, 1500원씩 주고 별 기대 없이 입장!
전세내다 시피 우리 둘 뿐이었던 천곡동굴. 그래서 동굴의 으스스함이 더 느껴졌고, 기대 밖으로 재미있었다.
동굴은 제법 많이 가봤지만 여기가 제일 으스스했던 것 같다. 특히 가지굴 중 하나였던 저승굴은 사람이 다가오면 센서로 불이 차례로 켜지는데 깜깜한 암흑 속에 단둘이 겉는 느낌이 오묘했다. 둘이 으~ 오싹해 무서워. 라는 말을 반복하며 저승굴을 빠져나왔다.
이 동굴은 생각보다 안전모가 꼭 필요하니, 중간에 귀찮다고 벗고 가다가 머리에 혹나거나 찢어지는 일 없길 바랍니다. 많이 부딪혔다.
천곡동굴 앞에 바로 묵호로 돌아올 수 있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 이 것도 매표소 아찌에게 물어보라. 스마트폰? 다 소용없다. 사람한테 물어보는게 제일 빠르다.
버스타고 가는 도중 우리가 가려고 생각해놓았던 찜질방인 화정원이 버스 창밖으로 보였다. 버스를 잘 몰라 택시를 타고 가려 했는데 우연히 발견해서 참 다행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짐을 묵호역에 남겨두고 왔기 때문에 다시 묵호역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배낭.. 정말 내일로의 제일 큰 적이다. 배낭... 청춘도 청춘 나름이지 진짜 24살 먹고 뭐하는 짓이람ㅋㅋ둘다 어울리지도 않는 배낭을 매고 서로의 뒷모습을 보며 웃었다.
암튼 묵호역에 들러 가방을 가지고 다시 버스를 탔다. 우리 여행에서 모토가 왠만하면 택시 타지 말자! 였기 때문에 대체로 버스를 이용했다.
화정원에서 짐을 풀었다. 배낭에, 카메라 가방에, 두꺼운 옷까지. 사물함에 안들어가서 겨우 겨우 넣었다.
여기서 여성분들 팁! 동해 화정원에는 찜질방에도 여성 수면실이 있긴 하지만, 사실 사람들이 계속 들락날락 거리고 요즘 찜질방 변태이야기가 스멀스멀 기어나와 조금 불안할 수도 있다. 화정원 여자 목욕탕, 그러니까 찜질방 올라가기 전 사물함 있는 1층에 흡연실 옆쪽으로 보시면 수면실이 있다. 그 곳은 여성들만 있는 곳이라서 잠자기도 편하고 사실상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아 우리는 그 곳에서 편히 잤다. 그러나 무척 건조하다. 수건이라도 적셔서 주변에 널어두고 자야할 듯. 또 그나마 작은 담요를 가지고가 덮었기 망정이지 아무리 바닥이 따듯해도 이불 덮던 습관 있는 분들은 이불은 돈 내고 빌려야 한다는 점이 아쉽다. 그 날 ishoot 어플로 셜록 시즌2 새 에피소드 보고, 강릉에서 저녁에 먹으려고 사왔던 중앙시장 닭강정을 먹고 잠에 들었다. 우리 일정 중 유일하게 찜질방에서 자는 일정이었고, 둘다 개운하게 잠을 자진 못했지만 어쨌든 내일로 4일째 아침이 밝았다. 터져나갈 것 같은 목을 가누고 식혜를 사먹고 씻고 동해 화정원을 나섰다.